[포토에세이] 맛을 그리다

식탁 위에 그려 놓은어머니의 그림자연 그대로의원색숨 막히는 강렬함에코끝을 찌르는 향도 잊고주저앉아감탄마저 함께 삼킨다거칠고 갈라진 손세월을 녹여포근하고 따뜻한 맛을 그린다식탁 위에 예술이있다특별히 숨겨둔 양념을 하나 더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그 맛진한 사랑 코 끝에 올라오니눈물이 핑 돈다예술은 감동이 된다사진 / 글 편집실

2020-11-12 68 포토에세이

[포토에세이] 5분 전

딱 적당한 시간이다너무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약속이 늘 그렇듯 정확히 도착하는 경우가 없다버스 한 대 놓쳐도 10분은 흐르는데5분 전에 왔으니 이보다 정확할 수 없다늦지도 않았을뿐더러과하게 빠르지 않은편안한 예의의 시간허공에 남은 5분은 어쩌냐 물으면적당한 마음의 여유를 얻었으니시계 초침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불러도아까울 것이 없다 보는데공으로 보내는 시간에기다림이 즐겁다면이 또한 소중한 5분이 아니겠는가?사진, 글 / 사랑의 편지 편집실

2020-10-20 74 포토에세이

[포토에세이] 꽃 무릇

꽃 무릇은 9월에 피는 꽃입니다.겨울이 되면 꽃은 떨어지고 잎이 나기 시작합니다.그렇게 잎은 이듬해 봄까지 살아서 다음 꽃을 기다립니다.꽃과 잎이 만나지 못해'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꽃을 피우기 위해 한겨울을 견디어 내는 잎을'참 사랑'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가을을 빛내는 꽃꽃 무릇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작은 위로가 되는 사진 한장이 되었으면 합니다.사진 / 글 편집실

2020-09-24 75 포토에세이

[포토에세이] 사랑 나무

사랑도 세월을 묵으면주름이 접히고상처도 나겠지 거무튀튀한 흔적이흉하다 보여도사랑은 사랑일 텐데 흉터로 남은 사랑이부끄럽다고고개 숙이지 마라 대지를 움켜쥔 뿌리와하늘을 향해 뻗는 가지는너가 아니냐 괜찮다한 여름, 무성한 나무 그늘에익어가는 몸을 식혔으니너는 여전히 사랑스럽다사진 / 글 사랑의 편지 편집실

2020-07-28 145 포토에세이

[포토에세이] 그루터기

밑동이 남았다 거친 삶 매끈히 잘리고 나서야 비로소 살아온 세월을 보여주는 키 낮은 흔적이 안쓰럽다 최선을 다해 하늘로 뻗어 자랐을 텐데 쉬이 잘려 나간 네 몸이 언제 어느 모습이었는지 알 길이 없다 이제 너의 그늘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감사할 수 있음은 너의 무릎에 앉아 긴 한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이지 열심히 살아온 것만으로도 베풀고 또 베풀 수 있는 너가 그립다 사진 / 글 사랑의 편지 편집실

2020-07-17 155 포토에세이

[포토 에세이] 작은 소나무

작은 소나무 탑 둘레에 심으니탑은 높고 솔은 낮아 서로 가지런 하지 않네사람들아 소나무 낮다고 탓하지 말라후일 소나무는 높고 탑이 도리어 낮을 것이니 청련(靑蓮) 이후백(李後白)

2014-05-13 253 포토에세이